랩2050, 사회적 상속 캠페인에 함께 합니다
🎙 기후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바다 숲을 복원하는 활동가, 마을의 최연소 여성농민, 지역에서 새로운 정치에 도전하는 청년. 이들은 세상을 돌보는 일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때문에 가난합니다.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는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불어난 은퇴 세대가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그 자산은 정말 온전히 혼자 만든 것인가.
이 질문은 지금 한국 사회 세대 갈등의 핵심을 건드립니다. MZ세대가 86세대를 향해 '꼰대'라고 말할 때, 그 불만의 본질은 이념이나 정치 노선의 차이가 아닙니다. 더 단순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 평등을 외쳤던 세대가 자녀에게 아파트를 물려주고, 공동체를 말했던 세대가 기득권 앞에서는 침묵합니다. 능력주의라는 언어가 그 구조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걷혔고 출발선은 이미 부모의 자산이 결정합니다. '헬조선'은 냉소가 아니라 정확한 묘사입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 양극화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는 느리고, 정치는 이 문제를 선거 언어로 소비할 뿐입니다.
그래서 먼저 움직이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고도성장의 시대는 개인의 능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쟁취한 사회, 공공 인프라, 함께 납부한 세금, 그리고 누군가의 희생. 우리가 가진 것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의 몫이 담겨 있습니다. 사회적 상속은 그 몫을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말로만 공동체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 자산의 일부를 다음 세대에게 흘려보내는 선택. 꼰대라는 비판에 말로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응답하는 방식입니다.
세상을 돌보는 일을 선택했지만 그 선택 때문에 가난한 청년들에게, 기다리지 않고 지금 시민이 먼저 건네는 것. 그것이 사회적 상속입니다.
🌿 '내 것'이라는 착각
이 프로젝트가 대중에게 던지는 질문은 언뜻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은 과연 온전히 나만의 것인가."
집값이 오른 것이 내 능력인가.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 오롯이 내 노력의 결실인가. 민주주의를 쟁취한 사회에서 교육받고, 고도성장의 과실을 누리며 자산을 쌓은 것이 순전히 개인의 성취인가.
이 질문이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이 정확히 이 캠페인이 건드리는 지점입니다.
피케티는 사유재산을 '임시적 소유권'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의 몫이 함께 담겨 있다는 뜻입니다. 학교가 있었고, 도로가 있었고, 독재에 맞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공동의 토대 위에서 우리는 성장했습니다. 자수성가(自手成家)는 개인에게 영광의 면류관이 되어왔지만, 그 누구도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내지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법과 제도가 느리게 움직이는 지금, 이 캠페인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시민이 먼저 움직인다. 현재 소득의 일부, 연금의 일부, 혹은 유산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다음 세대에게 흘려보낸다.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흐르게 하는 선택입니다.
🌿 4년의 실험이 증명한 것
구상과 구호 이전에 실천이 있었습니다. 2020년 지리산 일대 청년들의 자발적 기금 조성에서 시작해, 60플러스기후행동과 수도원 수녀회가 가세하면서 8명의 청년이 선물을 받았고, 21통의 편지가 세대를 가로질러 오갔습니다. 4년 동안 누적된 세대연대기금은 7,300만 원을 넘었습니다. 이렇게 사회적 상속 캠페인의 모태가 된 십시일반 프로젝트는 이미 그 사회적 효능감을 입증했습니다.
편지를 주고받은 노년과 청년은 서로에게 말했습니다.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부럽다고. 그 교환 속에서 '세대 갈등'이라는 언어로는 포착되지 않는 무언가가 생겨났습니다. 위에서 조언하는 관계가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걷는 동료 시민의 관계.
그리고 이제, 이 실험은 공식 기금으로 도약합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설치하는 사회적상속기금은 올 8월 출범합니다. 기후·생태, 지역공동체, 민주시민교육, 글로벌 인권까지 — 세상을 돌보는 일을 선택한 청년들이 생계의 불안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기금입니다.
🌿 공공의 재정의
이 캠페인을 '기부 캠페인'으로만 읽으면 핵심을 놓칩니다. 사회적상속이 묻는 것은 돈보다 더 근본적인 것입니다. 공공(公共)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함께 만들고 함께 누려온 것들을 누가,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것인가.
법이 답하지 않는다면, 시민이 답해야 합니다. 국가가 느리다면,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이어받은 세상, 이어갈 사람에게."
이것이 지금 사회적상속 캠페인이 대중에게 건네는 초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