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AB2050의 윤형중입니다.
이 메일은 제1회 AICE포럼에 참석해주신 분들과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 보냅니다.
먼저, 중요한 논의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AICE포럼은 기술과 사회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기술을 포용적이고도 민주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기술이 인간을 소외하지 않도록, 기술 발달로 인간 사회가 더 불평등하고 불공정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포럼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물론, 기술이 주는 혜택과 효용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고르게 누리게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과거에 등장한 기술도 마찬가지지만, 인간이 인공지능이란 기술과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많은 논의들이 필요합니다. 그 논의들로 새로운 인식, 공통의 약속 등을 만들어야 하죠. 그런데 그런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단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에 관한 기술적, 경제적 담론은 넘쳐나지만, 사회적 담론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죠. 제가 발제에서 언급했듯 기술의 발달과 사회(제도와 문화 등) 변화 간의 격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여러 제도들도 정합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자료집 링크) 그래서 AICE포럼을 기획하고, 첫 번째 행사에서 시민사회 분야와 인공지능 기업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다행히 인공지능 기업인 네이버, 시민사회 단체와 사회적 성격을 지닌 사회치유기업 퐁, 푸른아시아, 정치하는엄마들, 빠띠, 계단뿌셔클럽이 함께 해주셔서 성공적으로 AI와 시민사회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 앞으로의 과제를 꽤 발견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질문인 “우리 아이에게 인공지능을 언제부터 접하게 하면 좋겠습니까”를 오래 곱씹었습니다. 언제 시작하는지도 중요하고, 또 어떻게 인공지능을 접하게 할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인공지능은 ‘교육’과 ‘역량 계발’의 의미를 바꿔놓을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회, 경제, 산업, 문화 전반에 총체적 변화가 예상되고, 곳곳에서 충돌하는 지점들이 생길 것입니다. 이날 권오현 빠띠 이사장께서 언급한 대로 이전에 기술과 사회가 충돌해 맞이한 여러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새로운 문제들이 걷잡을 수 없게 몰려오리라 예상됩니다.
물론 섣불리 비관론에 빠지지는 않으려 합니다. 엊그제처럼 하나하나 차근차근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포럼에 참석해주신 분들 덕분에 용기와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포럼을 진행하면서 꽤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 중엔 이런 질문도 있었습니다.
“랩은 누구에게 돈을 받아서 이런 행사를 개최하나요?”
“누구의 용역 사업으로 이런 행사를 열었나요?”
두 질문에 모두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담론, 연구, 기획을 나서서 할 뿐’입니다. 주체적으로 기획한 것이죠. 물론, 참석인원 100명 규모의 행사를 사전 펀딩 없이, 자체 재원과 조직으로 치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랩에 상근자가 저를 포함해 단 두 명(저와 김재경 연구원)이란 사실에 많은 분들이 더 놀라곤 합니다. 다른 비영리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재원도 넉넉지 않습니다. 실은 이번 포럼이 LAB2050이 후원 시스템을 마련한 뒤 처음 치르는 행사입니다. 지난 5년간 소수의 후원과 용역 연구사업을 통해 유지됐고, 이대로 운영된다면 올해 내로 재원은 소진될 상황입니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준비해 후원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도움의 연쇄적 효과’를 믿는 편입니다. 제가 ‘도움을 요청하는 의미’란 이전의 뉴스레터에서 ‘내어남쉬’란 표현을 썼는데요. ‘내겐 어려운 일이, 다른 이에겐 상대적으로 쉬운 일’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만 더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되면 많은 일들이 이전보다 쉬워지고, 더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LAB2050이 지금껏 걸어온 길도, 특히 이번 포럼도 그랬습니다. 여러 연구자들과 협업하며 상당한 연구 성과들을 축적해올 수 있었고요. 이번 포럼에서도 저희의 요청에 선뜻 나서서 도와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중인 오유경, 박미리 선생님은 저희 연구소에 연구 실습을 오셔서 이번 포럼의 기획부터 함께 참여해주셨고요. 솔라시(노동-시민사회 연대 포럼) 추진단의 손우정, 박미혜 선생님, 또 공공상생연대기금의 오미경 과장님은 이번 행사의 등록 데스크를 맡아주시며 꼭 필요한 일들을 챙겨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이 메일을 받는 분들께도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LAB2050이 계속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들을 주체적으로 나서서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세요. 그 도움은 재정적 지원이어도 좋고, 행사와 담론에 대한 피드백, 새로운 제안, 응원과 관심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후원을 하실 수 있는 링크와 포럼 피드백 설문 링크를 함께 첨부할게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LAB2050 드림 |